세계 교회 · 2026년 10월 26일
미국 복음주의와 가톨릭 지도자, 이민 문제 공동성명 발표…성경적 세 원칙 제시
미국복음주의협회(NAE) 월터 김 회장과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 이민위원회 브렌던 케이힐 위원장이 13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지도자는 '이민 논쟁에서 그리스도교적 자비와 지혜를 향한 호소'라는 제목의 5쪽 분량 성명에서 미국 정부가 국경을 지킬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아온 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체류할 길을 의회가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은 창세기 1장 27절에 근거한 '인간의 존엄', 창세기 2장 24절에 근거한 '가족 보호', 로마서 13장 1~7절에 근거한 '정부의 책임'이라는 세 가지 성경적 원리를 제시했다. 첫째, 모든 사람은 시민권이나 체류 자격 여부와 관계없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이웃이며, 이 존엄은 정부가 아닌 하나님에게서 온다고 강조했다. 둘째, 현재 구금과 추방 위기에 처한 대다수가 가톨릭 또는 복음주의 신자이며, 미국 내 그리스도인 약 12명 중 1명이 체류 자격 상실 위험이 있거나 그런 위험이 있는 사람과 함께 산다고 지적했다. 셋째, 정부는 공공의 선을 위해 '합리적인 이민 정책'을 수립·집행할 책임이 있으나, 평온하고 성실한 대다수 이민자에게 법 집행을 집중하는 것은 로마서 가르침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3월 USCCB 이민난민서비스국(MRS), NAE, 월드릴리프, 고든콘웰신학교 세계기독교연구센터(CSGC)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추방 위기에 놓인 미국 내 그리스도인이 1000만 명을 넘어 전체 위험 대상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 중 가톨릭이 61%, 복음주의가 13%를 차지하며, 미국 가톨릭 신자 5명 중 거의 1명이 추방 위험이 있거나 그런 위험이 있는 사람과 동거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NAE 등의 후원으로 라이프웨이리서치가 지난해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복음주의를 자처하는 사람의 74%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불법 체류자에게 시민권 취득 길을 열어주는 개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도자는 국경 안전을 담은 입법이 필요하지만, 그 수단은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을 우선하고 적법 절차를 존중하는 '표적화되고 균형 잡힌 인도적 조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폭력 이민자, 특히 아동과 가족 구금을 엄격히 제한하고, 모든 구금자에게 성직자와 변호사 접견 기회를 보장하며, 노동·가족·인도적 사유 이민을 위한 정규 수용 체계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것으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양측은 올해 3월 출범한 복음주의-가톨릭 이민 대화(ECDI) 참가자들이 국가 정책에 반영돼야 할 신학적 원리에 대해 광범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두 지도자는 교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경제·문화적 불안을 겪는 미국 동포와 생존 위기에 직면한 이민 이웃을 동시에 돌보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일치한다고 선언했다.